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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박경철

bigempty 2026. 6. 29. 22:50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혼자가 아니어서 행복한 우리 이웃들의 인생 이야기

책을 손에 든 건 어느 조용한 저녁이었다. 서점 한쪽에 꽂혀 있던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이 먼저 마음을 붙들었다. 경북 안동에서 하루 400명의 환자를 보는 의사. 그가 쓴 에세이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궁금했다.

책을 펼치자마자 알았다. 이건 의학 이야기가 아니었다. 사람 이야기였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권 표지 — 박경철 저, 리더스북
출처: 알라딘 (링크)

1권 — 혼자가 아니어서 행복한 사람들

1권의 부제는 '혼자가 아니어서 행복한 우리 이웃들의 인생이야기'다. 처음 이 문장을 읽었을 때, 가슴 어딘가가 조용히 울렸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혼자라는 느낌 속에 웅크려 있는가.

박경철은 안동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만난 이웃들의 삶을 조용하고 따뜻하게 그린다. 가난하고, 아프고, 때로는 외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화려하지 않다. 극적이지 않다. 그런데 읽다 보면 자꾸 눈이 뜨거워진다.

저자는 환자를 치료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사람이다. 진료실에서 나누는 짧은 대화 속에서 한 사람의 전 생애를 읽어낸다. 그 깊은 시선이 이 책을 단순한 에세이가 아닌, 삶의 기록으로 만든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삶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말한다.

읽는 내내 내 주변 사람들이 떠올랐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이웃들, 오래 연락하지 못한 친구들, 말 한마디 더 건네지 못한 가족들. 이 책은 거창한 감동을 주지 않는다. 대신 일상의 온도를 조금 높여준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2권 표지 — 박경철 저, 리더스북
출처: 알라딘 (링크)

2권 — 죽도록 사람답게 사는 법

2권은 조금 더 묵직했다. 부제가 '죽도록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아가며'다. 이 문장 앞에서 한참을 멈췄다.

'죽도록'이라는 말이 단순한 관용어가 아니었다. 죽음 앞에서, 혹은 죽음을 가까이에 두고서도, 사람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의사로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이들을 수없이 만나온 박경철은, 그 경험들을 판단이 아닌 이해로 기록한다. 어떤 삶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다. 어떤 죽음도 가볍게 다루지 않는다. 그 태도가 이 책 전체에 흐른다.

  • 누군가의 삶 마지막 순간, 그 사람 곁에서 손을 잡아주는 것
  • 작고 평범한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
  • 아프고 지쳐도 사람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는 것

이 세 가지가 2권의 핵심이다. 이것이 박경철이 수십 년의 진료 현장에서 배운 것들이다.

박경철이라는 사람

저자 박경철은 1964년 경상북도 안동 출신으로, 영남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공중보건의로 복무한 뒤 안동에서 의원을 열었다. 하루 400명의 환자가 찾는다는 그 작은 진료실은, 단순한 의원이 아니라 이웃들의 삶이 교차하는 공간이 되었다. 그는 의사이면서 동시에 경제 평론가이자 방송인으로도 활동하며, KBS 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본질은 언제나 시골의사다. 화려한 이력보다 안동 골목 어귀에서 이웃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그의 글을 살아있게 만든다.

이 책이 남긴 것

두 권을 다 읽고 나서 한동안 책을 내려놓지 못했다. 슬픔보다는 따뜻함이었고, 비통함보다는 다짐이었다.

삶은 화려함이 아니라 온기로 기억된다는 것. 누군가의 곁에 있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를,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깊게 일러준다.

더 자주 연락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자주 안부를 물어야겠다고. 그냥 지나치던 이웃에게 눈인사 하나 더 건네야겠다고. 책 한 권이 내 일상의 방향을 조금 바꿔놓았다.

혼자가 아니어서 행복한 삶. 그 삶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나누는 작은 마음 하나에서 시작된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기본 정보
구분 1권 2권
부제 혼자가 아니어서 행복한 우리 이웃들의 인생이야기 죽도록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아가며
저자 박경철 (시골의사)
출판사 리더스북
출간(개정판) 2011년 10월
쪽수 316쪽 3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