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나무야 나무야』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년간 복역한 저자가 1988년 출소 직후 국토 곳곳을 직접 걸으며 쓴 25편의 기행 산문집이다. 지리산, 모악산, 청령포 같은 땅에 새겨진 역사를 짚어가며 "기계의 부품이 되지 말고 싱싱한 한 그루 나무가 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1996년 돌베개에서 출간된 이 책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함께 신영복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신영복은 누구인가 — 감옥에서 사상가가 된 경제학자
신영복은 1941년 경남 밀양에서 나고 자라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그는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무기징역이 확정됐고, 그중 5년을 독방에서 보내며 약 20년을 복역했다. 1988년 8월 15일 광복절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한 그는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해 2006년 정년퇴임했고, 쿠키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2016년 1월 15일 향년 75세로 별세했다.
옥중에서 가족에게 보낸 편지는 출소 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묶여 나왔고, 많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주간경향 표지인물 기사는 그가 수감 생활 동안 민중을 관념이 아닌 실제 사람으로 이해하게 됐고, 동양고전을 깊이 읽으며 서구의 존재론적 사고와 대비되는 '관계론'을 사상의 핵심으로 세웠다고 전한다.
나무야 나무야는 어떤 책인가요?
나무야 나무야란 신영복이 출소 후 국토 각지를 직접 밟으며 쓴 25편의 산문을 묶어 1996년 돌베개에서 출간한 기행 산문집이다. 부제는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이며, 알라딘 서지정보에 따르면 160쪽 분량의 A5판으로 중앙일보에 연재됐던 글을 엮은 것이다. 한겨레 계열 매체 강마을에서 책읽기 코너는 이 책이 저자가 출소 후 이 땅 곳곳을 직접 발로 밟으면서 적어간 산문들로 이루어졌다고 소개한다.
이 책은 역사서가 아니라, 저자가 밟은 땅의 이야기를 서간체 엽서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엮은 에세이에 가깝다. 2006년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신영복은 이 책의 수신인 '당신'이 나무를 상징한다고 밝히며, 국내 기행문인 나무야 나무야가 해외 기행문인 『더불어 숲』과 연작 형식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지리산과 소나무 — 국토에 새겨진 역사를 읽다
전북일보 서평에 따르면 저자는 지리산, 모악산, 청령포, 밀양 얼음골 같은 장소에 얽힌 역사를 풀어내며 "자연이 곧 역사이고 역사가 곧 우리의 삶"이라는 시각을 보여준다. 지리산 편에서는 남명 조식의 철학을 산세와 겹쳐 읽으며, 역사를 이끌어온 것은 결국 이름 없는 민중과 주변 사람들의 헌신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 속 한 대목은 이렇게 적는다.
고난한 시절의 강물이 겸손과 평화의 흔적이라면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이며 가장 평화로운 물이며 하늘로 오르는 도약의 출발점이다.
"기계의 부품이 되지 말고 싱싱한 나무가 되라" — 핵심 메시지
나무야 나무야를 관통하는 한 문장은 전북일보 서평이 인용한 "기계의 부품이 되지 말고 싱싱한 한 그루 나무가 되기를"이다. 신영복은 사람을 효율의 부품으로 환원하는 근대적 시선 대신, 저마다 뿌리내린 땅과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나무 같은 존재로 사람을 바라본다. 울진 소광리 소나무를 관찰하며 쓴 「당신이 나무를 더 사랑하는 까닭」은 이런 시선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으로, 2025년 6월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 지문으로도 쓰였을 만큼 널리 읽힌다.
나는 문득 당신이 진정 사랑하는 것이 소나무가 아니라 소나무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북일보는 이 구절을 두고 저자가 "메마른 땅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연민을 보낸다고 평했다.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가 끝내 찾아낸 희망은 여전히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라는 것이다.
나무에서 숲으로 — 더불어숲 철학과의 연결
나무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이 흐름은 개인이 공동체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는 신영복 사상의 핵심 메시지를 보여준다. 신영복의 사상은 나무 한 그루에서 멈추지 않는다. 2006년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그는 "나무의 완성이 숲이다"라고 말하며, 개별 존재로 머물 수 없는 나무가 결국 숲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 철학을 대나무 뿌리가 서로 연결돼 함께 땅을 지키는 모습에 비유하며, 공존과 연대를 뜻하는 '더불어숲'이 신영복 사상 전체를 압축하는 상징이 됐다고 설명한다.
나무야 나무야가 국내 기행이라면, 그 연작인 『더불어숲』은 해외 기행을 통해 같은 주제를 세계로 확장한 책이다. 두 책은 함께 읽을 때 신영복이 말하는 '나무'와 '숲'의 관계, 곧 개인과 공동체가 서로를 완성시킨다는 메시지가 더 뚜렷해진다.
오늘 나무야 나무야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
신영복이 책을 쓴 1990년대와 지금은 다른 시대지만, 사람을 성과와 효율로만 재는 시선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그런 점에서 나무야 나무야가 던지는 "싱싱한 한 그루 나무가 되라"는 말은 지금도 유효한 질문으로 남는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신영복이 걸었던 구로구 성공회대 인근에는 그를 기리는 '더불어숲길'이 조성돼, 그의 사유를 걸으며 되새길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아 있다.
2016년 그가 별세했을 때 텐아시아 등 여러 매체는 나무야 나무야와 더불어숲을 그의 대표 베스트셀러로 꼽으며 애도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이 꾸준히 재조명되는 이유는, 관계와 연대를 말하는 그의 언어가 특정 시대에 갇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주 묻는 질문
나무야 나무야는 누가 썼고 언제 나온 책인가요?
나무야 나무야는 신영복이 쓰고 돌베개가 1996년에 출간한 기행 산문집이다. 저자가 1988년 출소 후 국토를 직접 걸으며 쓴 25편의 글을 중앙일보 연재 원고를 바탕으로 엮었다.
나무야 나무야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핵심 메시지는 "기계의 부품이 되지 말고 싱싱한 한 그루 나무가 되라"는 것이다. 효율과 성과로 사람을 재단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저마다 뿌리내린 삶의 자리에서 관계와 연대를 지켜가는 존재로 살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나무야 나무야와 더불어숲은 어떤 관계인가요?
나무야 나무야가 국내 기행을 담았다면 더불어숲은 해외 기행을 담은 연작이다. 신영복은 나무 한 그루의 삶을 다룬 나무야 나무야에 이어, 나무들이 모여 이루는 숲의 이미지로 공존과 연대의 철학을 더불어숲에서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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