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공무도하는 2009년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장편소설로, 고조선의 고대가요 공무도하가에서 제목을 따와 "강 저편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강 이쪽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비루하고도 애틋한 삶을 모자이크처럼 엮은 작품이다. 특정한 주인공이나 유기적인 서사 구조 없이, 사회부 기자 문정수의 시선을 통해 여러 인물의 삶을 병렬로 보여주는 방식이 특징이다. 역사소설로 이름을 알린 김훈이 처음으로 당대의 현실, 그중에서도 자신이 신문기자로 일하던 시절의 풍경을 정면으로 다룬 소설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김훈 공무도하는 어떤 책인가요?
김훈 공무도하는 단행본 출간에 앞서 인터넷 매체에 먼저 연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9년 10월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로 묶여 나왔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작품은 김훈의 장편소설로는 여섯 번째이며, 당시 그는 61세였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 등 역사소설을 주로 써 온 김훈이 자신이 기자로 활동하던 1970~80년대의 경험을 재료로 삼아 쓴, 사실상 그의 첫 본격 당대 소설로 평가된다. 작가 자신은 이 소설을 요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서해 바닷가의 가상 포구 마을 '해망'이다. 이 지명 자체에 뚜렷한 상징이 있다기보다는, 화려한 역사의 무대가 아니라 이름 없는 보통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변두리 공간이라는 설정이 중요하다.
제목 '공무도하'는 어디서 왔을까요?
공무도하라는 제목은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오래된 노래로 꼽히는 고대가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공후인)에서 가져온 것이다. 중국 진(晉)나라 최표가 지은 『고금주(古今注)』와 이를 인용한 『해동역사(海東繹史)』에 전해지는 설화에 따르면, 고조선의 나루터에서 흰머리의 미친 사내(백수광부)가 아내의 만류를 뿌리치고 강을 건너다 빠져 죽는다. 이를 지켜본 사공 곽리자고가 집에 돌아가 아내 여옥에게 이야기를 전하자, 여옥은 그 슬픔을 공후라는 악기 가락에 담아 노래를 지었고, 이것이 이웃에게 퍼져 '공후인'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졌다.
원문은 4언 4구의 한역가 "公無渡河 公竟渡河 墮河而死 當奈公何"로 남아 있으며, 애상적이고 체념적인 정서를 담은 작품으로 해석된다. 공무도하가란 강을 건너지 말라는 만류에도 끝내 강을 건너 죽음에 이른 이를 두고 남은 사람이 부른 애도의 노래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만 백수광부의 정체와 설화의 배경 지역을 둘러싼 해석은 학계에서도 여전히 엇갈린다.
김훈은 이 설화를 뒤집어 읽는다. 책 뒤표지에 실린 작가의 말은 다음과 같다.
"공무도하가는 강 건너 피안의 세계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자는 노래이다."
즉 저승 같은 피안으로 건너가자는 노래가 아니라, 강을 건너지 못하고 이쪽 세상에 남은 사람들이 그래도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쪽으로 제목의 의미를 끌어온 것이다.
가상의 포구 '해망'과 등장인물들
김훈 공무도하에는 뚜렷한 주인공이 없다. 대신 사회부 기자 문정수가 취재원들의 삶을 엮어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그의 연인이자 출판사 직원인 노목희가 그 이야기를 듣는 자리에 있다. 주요 인물은 다음과 같다.
| 인물 | 역할·사연 |
|---|---|
| 문정수 | 일간지 사회부 기자. 여러 인물의 삶을 연결하는 시점 역할을 한다. |
| 노목희 | 출판사 직원이자 문정수의 연인. 문정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인물이다. |
| 장철수 | 운동권 출신으로, 수배 끝에 동료의 은신처를 자백하고 풀려난 뒤 신장을 밀매해 빚을 갚는다. |
| 박옥출 | 소방서 인명구조 특공조장 출신. 화재 현장에서 귀금속을 빼돌리고 퇴직한다. |
| 오금자 | 아들이 개에 물려 죽은 뒤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가는 어머니다. |
| 방천석 | 공사장 사고로 딸을 잃고 보상금을 받아 삶의 터전을 떠난 아버지다. |
| 후에 | 본처가 있다는 사실을 숨긴 남편에게서 도망친 베트남 이주여성이다. |
이 인물들은 저마다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하다. 소방관은 영웅이면서 도둑이고, 운동권 출신은 동지를 팔면서도 삶을 이어 가야 한다. 비평가들은 이 점을 두고 작가가 인물을 비루하고 치사하게 그리면서도, 그것이 결국 현실이 떠안긴 비루함이라고 변호하는 이중의 시선을 취한다고 본다.
공무도하 줄거리 핵심 요약
김훈 공무도하는 전통적인 기승전결 구조 대신, 해망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서로 얽힌 사람들의 사연을 삽화처럼 나열한다. 소방관 박옥출은 화재 현장에서 귀금속을 훔친 일로 추적을 받다 퇴직하고, 운동권 출신 장철수는 수배 중 동료를 밀고한 뒤 신장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돈을 후에에게 건넨 채 고향으로 돌아간다. 공사장 사고로 딸을 잃은 방천석은 위자료를 받아 삶의 터전을 떠나고,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오금자는 세상과 단절된 채 지낸다.
이 사이사이에 용산참사나 매향리 사격장, 효순·미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실제 사회적 사건들의 흔적이 배어든다. 기자 문정수는 이 모든 이야기를 취재해 노목희에게 전하지만, 정작 소방관의 비리를 다룬 기사는 끝내 쓰지 못한다. 노목희는 문정수에게 "그 소방관 편은 아니지만 문정수 편"이라고 말하며, 기자와 취재원 모두를 가엾게 여기는 태도를 보인다. 뚜렷한 해결이나 결말보다, 오금자와 후에와 장철수가 결국 한 공간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소설은 희미한 공존의 가능성을 남겨 둔다.
작가 김훈은 왜 이 소설을 썼나요?
김훈이 공무도하를 쓴 이유는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희망을 쓸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에 압축돼 있다. 그는 자신이 기자로 일하며 지켜본 당대 현실을 처음으로 정면에서 다루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
김훈은 고려대 영문과를 중퇴하고 1973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일보 기자로 일했으며, 1995년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으로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순신을 다룬 『칼의 노래』로 2001년 동인문학상을 받은 그가, 공무도하에서는 처음으로 자신의 기자 시절 경험을 전면에 끌어왔다. 프레시안 서평은 주인공이 기자이고 김훈 역시 한때 기자였다는 점에서, 이 소설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고 해석한다.
작가의 말에서 김훈은 자신이 쓰려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혔다.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희망을 쓸 것이다."
이 문장은 공무도하 전체를 요약하는 선언이기도 하다. 인간을 고귀한 존재로도, 속물적인 존재로도 단순화하지 않고, 그 양면을 해망이라는 공간에 모자이크처럼 펼쳐 놓겠다는 집필 의도가 담겨 있다.
공무도하 서평 — 평가와 논쟁
김훈 공무도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교닷컴에 실린 윤재열(초지고 수석교사) 서평은 이 소설이 등장인물을 약자이면서도 더러운 면을 함께 지닌 존재로 그리지만, 그 비루함이 결국 사회가 안긴 짐이라고 짚는다. 또 강자의 논리로 현실을 포장하는 위선, 가령 훈련의 폐해를 감추고 경제적 이익만 강조하는 태도를 비판적으로 포착한 점을 소설의 성과로 평가한다.
반면 프레시안 서평은 작가가 울컥하게 만드는 대목을 여럿 남기면서도, 용산참사를 집단 이기주의의 결과로 보는 듯한 시선에서는 "우파 니힐리스트"적 세계 인식이 드러난다고 지적한다. 다만 그 해석에도 좌우를 떠나 세상을 고민하는 진심이 느껴진다고 덧붙인다. 국민일보는 역사소설인 『칼의 노래』나 『남한산성』에 비해 비장미는 덜하지만, 감정을 배제한 건조한 단문 문체가 오히려 돋보인다고 평했다. 종합하면 공무도하는 유기적 서사의 부재와 인물에 대한 냉정한 시선을 두고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신문기자 출신 작가 특유의 사실적 문체로 당대 현실의 비참함을 압축해 낸 점은 비평가들이 공통으로 인정하는 지점이다.
공무도하는 오늘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나요?
공무도하는 누구도 완전한 선인도 완전한 악인도 아닌 채로 서로를 가엾게 여기며 함께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지를 오늘의 독자에게 묻는 소설이다. 공무도하가의 원래 노래가 강 저편, 즉 죽음 너머의 피안을 향한 체념의 노래였다면, 김훈 공무도하는 그 방향을 뒤집어 강 이쪽, 지금 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재해석한다. 소방관의 비리, 이주여성의 고통, 보상금을 둘러싼 비정함은 2009년 당시의 사회면 기사들을 떠올리게 하지만, 재난과 양극화, 소수자에 대한 시선이 여전히 익숙한 지금 시점에서 읽어도 낡지 않는다. 결국 이 소설은 누구도 완전한 선인도 완전한 악인도 아닌 채로 서로를 가엾게 여기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묻는다.
자주 묻는 질문
김훈 공무도하는 어떤 소설인가요?
김훈 공무도하는 2009년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장편소설로, 가상의 포구 마을 해망을 배경으로 소방관, 운동권 출신 인물, 이주여성 등 여러 사람의 비극적 사연을 뚜렷한 주인공 없이 모자이크처럼 엮은 작품이다. 역사소설을 주로 써 온 김훈이 처음으로 당대 현실, 특히 자신의 기자 시절 경험을 재료로 삼은 소설이다.
공무도하라는 제목은 무슨 뜻인가요?
공무도하는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오래된 노래로 꼽히는 고대가요 공무도하가에서 따온 제목이다. 백수광부가 강을 건너다 빠져 죽자 아내 여옥이 그 슬픔을 노래로 지었다는 설화에서 왔으며, 김훈은 이를 저승을 향한 노래가 아니라 험한 세상에서 함께 살자는 노래로 재해석했다.
공무도하는 누구에게 추천할 만한가요?
뚜렷한 기승전결 서사보다 건조한 문체로 사회 현실의 비정함을 압축해 보여 주는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또 김훈의 역사소설이 아닌 당대 현실을 다룬 작품을 궁금해하는 독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다만 유기적 줄거리 전개를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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