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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 신영복

bigempty 2026. 10. 24. 01:07

신영복 『처음처럼』은 20년 20일을 감옥에서 보낸 저자가 평생 쓰고 그린 글과 그림, 서예 작품을 모은 잠언 에세이집이다. 핵심은 역경 속에서도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태도, 즉 저자가 즐겨 쓴 말인 석과불식(碩果不食)의 희망론이다.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의 이름과 글씨도 바로 이 책에서 나왔다.

신영복 처음처럼은 어떤 책인가요?

신영복 처음처럼은 2007년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처음 나온 서화 에세이로, 글 172편과 그림 152점, 그리고 '연대체'로 불리는 서예 작품 36점을 담고 있다(사태경제 보도). 이후 돌베개가 부제 '신영복의 언약'을 달아 개정증보판을 냈으며, 종이책은 2017년 2월 22일에 출간됐다(리디북스 도서 정보). 책은 1부 사랑과 그리움·삶에 대한 사색·생명 존중, 2부 더불어 사는 삶, 3부 희망에 관한 성찰로 구성돼, 저자가 평생 길어 올린 생각을 세 갈래로 엮었다.

신영복은 누구인가 — 20년 수감이 만든 관계론

신영복 교수 생전 모습, 처음처럼 저자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처음처럼 저자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2007년 문익환 목사 추모 행사에서의 모습 · 출처: 연합뉴스/주간경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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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1941~2016)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숙명여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육군보통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주간경향 보도). 1970년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1988년 8월 15일 특별가석방될 때까지 20년 20일을 복역했다. 옥중에서 한학자 노촌 이구영 선생과 4년간 한 방을 쓰며 동양고전을 깊이 읽은 경험이, 훗날 그가 말한 '관계론' — 자기가 서려면 먼저 남을 세워야 한다는 사유의 뿌리가 됐다(주간경향). 출소 후 가족에게 보낸 옥중 편지를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이름을 알렸고, 1989년부터 성공회대 강단에 서서 2006년 정년퇴임 후에도 석좌교수로 후학을 길렀다.

처음처럼의 핵심 메시지 — 석과불식과 '처음의 마음'

처음처럼이라는 제목이 뜻하듯,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역경 앞에서도 처음 품었던 마음을 꺾지 않는 태도다. 한 출판 소개 기사는 이 책의 태도를 '석과불식(碩果不食)' — 씨가 될 과실은 끝까지 먹지 않는다는 뜻의 옛 말과 연결하며, 저자의 말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를 인용해 어둔 시절을 걷는 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평했다(사태경제). 석과불식이란 씨앗이 될 단단한 과실은 끝까지 먹지 않고 남겨 둔다는 뜻으로, 당장의 궁핍 속에서도 미래의 희망을 지켜내는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 — 신영복, 『처음처럼』

신영복은 유럽 근대 문명이 개별자를 실체로 보고 자기 증식을 추구하는 '존재론' 위에 서 있다면, 동양의 사유는 모든 존재가 관계망으로 얽혀 있다고 보는 '관계론'에 가깝다고 설명했다(주간경향). 관계론이란 개별 존재보다 존재와 존재 사이의 관계를 더 근본적인 것으로 보는 사유 방식으로, 신영복이 평생 글과 서화로 풀어낸 핵심 개념이다. 처음처럼 곳곳의 짧은 글과 서화는 이 관계론을 어려운 개념어 대신 손글씨와 그림으로 풀어낸 것이어서, 독자는 한 문장, 한 획마다 저자의 사유를 체감하게 된다.

신영복 처음처럼 서화 작품, 신영복체 붓글씨 원본
신영복 처음처럼 서화 작품 원본, 신영복체로 쓴 붓글씨 · 출처: 신영복 아카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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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처음처럼'은 왜 이 책의 제목을 가져왔을까요?

2005~2006년 두산주류가 새 소주를 준비하며 이름을 공모하던 중, 네이밍을 맡은 광고홍보업체 크로스포인트가 신영복 교수의 서화 에세이 제목 '처음처럼'을 제안했고, 2006년 2월 이 이름으로 제품이 출시됐다(경향신문 계열 보도). 신영복 교수는 문구와 특유의 '신영복체' 글씨체 사용을 흔쾌히 허락했을 뿐 아니라 저작권료를 사양했다. 결국 두산주류는 저작권료 대신 그가 재직 중이던 성공회대학교에 1억 원을 장학금 형식으로 기부했다(헤럴드경제·시사저널e 보도). 소주병에는 그의 붓글씨 '처음처럼'과 함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등장하는 새 그림이 찍혀 있어, 지금도 많은 사람이 책보다 소주로 이 제목을 먼저 접한다.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와 더불어숲 정신

2006년 성공회대에서 열린 고별 강의는 그의 사상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기록으로 꼽힌다. 신영복이 남긴 서화 중 '더불어숲', '여럿이 함께', '함께 맞는 비' 등은 모두 관계론을 압축한 표현들이다. 그는 "나무는 홀로 서서도 나무이지만 숲은 나무들이 더불어 만든다"는 식의 비유로, 개인의 존재보다 관계와 연대를 앞세우는 사유를 평생 설파했다.

처음처럼을 지금 읽어야 하는 이유

처음처럼을 지금 읽어야 하는 이유는, 짧은 글 한 편만으로도 당장의 위로를 주면서 신영복 타계 10주기를 맞아 그의 관계론이 다시 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처럼은 거창한 이론서가 아니라, 20년이 넘는 수감 생활과 그 이후의 삶에서 길어 올린 짧은 문장과 그림의 모음이다. 그래서 완독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그 순간에 맞는 한 구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신영복 타계 10주기였던 2026년 초에는 학자 13명이 그의 사상을 재조명한 『신영복 다시 읽기』와 전집 11권이 함께 출간돼, 처음처럼으로 대표되는 그의 글이 여전히 현재적 울림을 갖는다는 점을 보여줬다(트위그24 보도). 관계와 연대라는 화두가 여전히 유효한 지금, 신영복 처음처럼은 한 세대 전의 옥중 기록이 아니라 오늘의 피로한 마음을 다독이는 책으로 다시 읽힌다.

자주 묻는 질문

신영복 처음처럼은 어떤 내용의 책인가요?

신영복 교수가 평생 쓴 잠언 형식의 글 172편과 그림 152점, 서예 작품 36점을 엮은 서화 에세이다. 역경 속에서도 처음의 마음을 지키자는 메시지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성찰이 중심 주제다.

소주 '처음처럼'과 책 『처음처럼』은 어떤 관계인가요?

소주 이름과 라벨 글씨는 모두 신영복 교수의 서화 에세이 『처음처럼』에서 가져온 것이다. 신 교수는 저작권료 대신 성공회대학교에 1억 원의 장학금 기부를 받는 조건으로 사용을 허락했다.

신영복은 어떤 사람인가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20년 20일을 복역했고, 출소 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이름을 알린 뒤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하며 '관계론'을 중심으로 한 사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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